어느 대학 ‘호칭’보고서 라는 포스팅을 읽고 대학 생활때 생각이 나서 몇자 적는다.

그 때 여자애들은 남자 선배에게 "오빠"라고 부르기 보다는 "형"이라고 부르고 싶어했다(라고 느꼈다.)
"오빠"란 단어는 왠지 자기가 마음을 두고 있는 그 사람만을 위해 남겨둔 단어라 생각했을까?
"형"이라고 부르면 왠지 더 멋있게 보인다고 생각했을까?
난 남학생이어서 그 여학생들 기분을 이해할 수 없지만, 그때 그랬지다.. 유행 같았다.

학번은 깡패였다.
나이가 몇살 차이가 나던 학번이 빠르면, 형이고 누나고 없었다..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지금 생각도 그렇다. "임마, 억울하면 재수 하지 말고 일찍 학교 들어오지 그랬어~" 라고 애정 섞인 농담걸면 요즘에는 분위기 험악해 지나?
물론 나이차가 심하게 많이 날 경우도 있다. 내 밑 학번에 회사 정년 퇴직하시고 신입생으로 입학하셨던 분도 계셨다. 이런 케이스는 물론 극히 드문 예외이고, 2,3살 차이는 그냥 패스였었다. "마~ 억울하면.... 알지?"

"같은 학번인데 일단 몇 년생인지부터 물어보게 돼요"
가 아니라, 같은 학번인데 어디고등학교 몇년도 졸업부터 물어보게 돼요~ 였었다.
동감하시는 분 많으실까?
대학 동기, 같은 학번이라 해도,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는 그 위에 군림하는 절대 범할 수없는 존재였다.
같은 학번에 고등학교 선배가 있었던 애들은 좀 억울했었겠다.
학우들 여럿과 같이 있을 때는 형! 동생! 안 부르고 말 트고 지냈었는데, 그들 둘만 있었을 때 어떤 호칭으로 불리었는지는 모르겠다..아무도 모른다 ㅋㅋㅋ.
이도 선후배간에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있으니 가능한 것이다.

어쭈,니가 감히 나한테 반말을?
씨, 내가 더 나이 많은데 너한테 왜 존대말 해?


이런 자기를 기준에 놓고, 자기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아니라,
추상적이지만 서로 조금씩 존중해주는 마음가짐 (그러려면 각자 조금씩 양보해야합니다. 조금씩 손해 보는거죠. 요즘 세상이 각박해져서 절대 손해 안 보려는 마음에 이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배가 선배를 대하는 예의로서, 선배가 후배를 대하는 예의가 지켜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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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던.. 2008.03.21 15:20 신고

    공대이신가요 '')
    전 공대 여학우..현재 휴학중인..입니다 -ㅂ-)
    여학생들의 남자 선배에 대한 호칭에 대해서 슬쩍 지나가듯 얘기해보면..
    (물론 제경우 입니다 =ㅂ=)
    X라는 남자선배가 있습니다..
    저희과는 남여 비율이 51:4입니다...(공대중 심한데는 100:1이라더군요...)
    51명중 몇몇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X선배에게 "X형~"이라고 부르죠...
    그럼 옆에 있던 저는 덩달아..."X형~"소리가 먼저 나오더라고요 -_-)
    그렇게 부르고 싶은게 아니랄까요[...]
    그게 익숙해져서 애인에게도 형이라고 부르는 슬픈현실...

    선배간의 호칭..
    제가 휴학하기 전 까지만해도, 유난히 졸업후 재수생이 많아서, 저보다 5~6살 이상 많은 분들도 후배로 들어오곤 했는데...
    그분들 부를땐 "~오빠(혹은 형...여자는 없더군요;)", 그분들이 저를 부를땐 "XX선배~"이러고 불렀는데..그게 고민화되야되는 시대가 온거군요..(더러는 나이많은 후배님들한테 맛있는것도 얻어먹고 헀는데 말이죠...; )
    씁쓸합니다 ㄱ-)

    • 아, 공대면 귀에 익숙해서 "형"소리가 먼저 나올 수도 있겠네요. 얘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녀 비율 5:1인 문과대학 이었습니다. ^^

  2. 90학번 남자 2008.03.21 20:08 신고

    여학생이 남학생 선배한테 형이라고 부른건 공대생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정확하게는 "학형"의 준말로 알고 있습니다.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까지 이른바 학생운동이 활발할때는 세미나도 많이 하고 학습이라는 이름아래 토론도 많이 했습니다. 그때 상대를 부르는 호칭이 "학형"이었습니다. 나이를 떠나서, 학번을 떠나서 상대방을 지칭할때는 "학형"이었습니다. "학형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주 보편적인 질문이있지요. 그때 굳어진 말이 학형이었고 그 말이 줄어서 여자나 남자나 형~ 형~하게 된 일면도 있습니다. 운동권 학생들이 이런말을 쓰게 되니까 아무 생각없던 여학생들이 무작정 따라하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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