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이 아니고, 실제로 제가 일본에서 면접봤을때 있었던 일입니다.
 
우리나라에 잡코리아 같은 취업 정보 전문 사이트로
일본에는 제일 큰 곳이 인텔리젠스가 운영하는, 듀다(DODA, 이렇게 쓰고 왜 듀다라고 읽는지 희한합니다.)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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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리쿠르트가 운영하는 "리쿠르트 넥스트", "en japan"등의 사이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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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취업 알선 사이트에 이력서와 직무경력서를 등록해 놓으면, 회사의 인사 담당자가 등록된 사람의 서류를 보고 먼저 스카우트 메일을 보내거나, 반대로 등록자가 사이트에 올라온 회사의 구인 정보를 입사 지원을 하거나... 이렇게 서로 연결이 되지요.

저도 이중 한 사이트를 이용하여, 모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먼저 약속한 면접 시간보다 10-15분 먼저 회사 앞에 도착하는 것이 마음도 안정되고 좋겠지요. 여유를 가지고 집에서 나와 회사 빌딩으로 갔습니다. 10분전에 도착.

한 빌딩 전체가 그 회사라면 상관없지만, 큰 회사라도 한 빌딩에 여러 회사 사무실이 임대로 들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찍 회사 앞에 도착하면, 빌딩에 문패(?) 처럼 1F 무슨무슨 회사, 2F 무슨무슨 상사.. 이렇게 써 있는 회사 간판 안내 푯말을 꼭! 읽기 바랍니다. 이거 아무것도 아닌 일 같지만, 면접때 혹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영업 사원으로 성공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중 하나가 됩니다. (어느 회사가 어느 빌딩에 있나 숙지하기..)

하여튼, 빌딩에 입주해 있는 회사 이름들 쓱 읽어보고, 5분전에 회사 안내데스크에 가서
"오후 2시에 SSS님하고 면접 약속이 잡혀 있는 XXX (XYZ면 시티헌터^^;;) 라고 합니다." 라고 말하고 면접 장소로 안내받아 갔습니다.

작은 회의실...
보통 일본에서 회사측이 이런 면접 시간에 늦는 일은 좀처럼 없었는데, 요번에는 5분정도 늦게 오더군요.

1대1 면접이었는데, 회사측에서는 인사과 사람 한명과 임원 한명이 나왔습니다.

일단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시작된 면접,

1, 일단 자기 소개와 함께 지금까지 경력에 관한 얘기 5분 정도...

어디서 태어나고 부터 얘기할 필요는 없고, 대학 졸업때부터 얘기하면 무난합니다.
첫 직장은 어디였고, 무슨 일을 했으며, 뭘 경험했고, 왜 나오게됐고,
두번쨰 직장은 어땠고...
...

2. 잘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 회사에 들어오시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십니까?

라는 질문에 답변
제가 여태껏 IT 업종에서 쌓아온 해외영업과 마케팅 경력을 살려서....게다가 한국어, 영어, 일본어를 활용하여 외국 시장에서도 귀사의 매출 향상을 어쩌고 저쩌고...
...

3. 예, 희망하시는 해외 영업 부문에는 경력이 부족한 것 같은데...

네, 해외 영업 경력은 2년 밖에 없는 미숙함이 있습니다만, 그동안 대기업을 상대로 한 주절주절....

이렇게 회사측 질문에 면접 당사자인 제가 답변을 하는 시간이 지나면, 반대로 나의 역공세 질문 TIME~

회사 매출중 순이익은 몇%나 되나요? 해외영업부의 현재 직원은 몇명으로 어떤 체계로 이루어져 있는가요?  직원중 육아 휴가를 이용했던 직원이 복귀했을때 회사의 정책은 등등

이어서 간단한 연봉, 월급 협상...

제가 이전 회사에서 받았던 연봉은 000만엔으로, 귀사에서도 이정도 연봉은 받고 싶습니다. 가족과 함께 제 생활 수준을 낮추고 싶지 않습니다.
회사측 규정으로는 신입사원은 000만엔 부터 시작되서 이후, 이렇게 이렇게 기본급이 늘어나고, XXX님의 경우에는 경력이 이렇고, 자격이 이러이러 하므로 000만엔 정도라 생각합니다만, 회사내 협의후 며칠 내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40분 경과...

40분동안 말한마디 안하던 임원분... 아마 제가 말하는 태도와 얼마나 진실성 있게 성실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가, 이른바 사람됨을 앞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한마디 하더군요.

"근데 XXX님 혈액형이 어떻게 되죠?"

상당히 벙 쪘었습니다. "혈액형요?? ..아...A형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이만..." 빠이빠이하고 나와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틀뒤 그 회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해외영업부"보다는 "기획사업부"에서 근무하시는게 어떠실까요? XXX님의 능력과 회사의 Needs를 다 충족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조건으로 저희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연봉은 XXX님이 제시한 000만엔보다 적은 금액이지만, 기본금 000만엔에 가족수당 000, 주택수당 000, 성과급으로 4개월분이 어쩌고 저쩌고 해서 총 000이 됩니다.

생각해보시고, 내일까지 취업 결정 여부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딸깍...

전화 끊기 전에 이미 마음은 정해져있었다.

희망월급보다 적게 받으며 일하지는 않겠다는 나름 고집(? 나를 싸게 팔지 않는다.)을 이해해주지 않고 적은 금액을 제시한 회사에서 일할 의향이 일단 없었으며,
이게 마음속에서 작은 이유로 작용했는지 큰 이유로 작용했는지 모르겠지만,
중역 임원의 혈액형 질문...
이 회사는 혈액형 점으로 부서배치하고 승진에 영향 끼치는거 아냐? 라는 농담같은 걱정이 잠깐 맘속에 스쳤었다.

다음날 최대한 공손하게 전화를 걸어 그 회사에 취업할 뜻이 없음을 밝히고, 다시 취업 전선으로~~Go!


어, CAPCOM에서 해외마케팅 부문 직원 채용하네요.

http://rikunabi-next.yahoo.co.jp/rnc/docs/cp_s01800.jsp?rqmt_id=0005520737&n_foot=sel_kans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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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30 19:30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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