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일본 전국 고교 야구, 고시엔 고교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일본에 고등학교 야구팀 숫자는?  2007년 조사에서 4,192팀, 야구부원 수는 16만8501명이다.
갑자원(고시엔) 야구에 출전할 수 있는 팀은 그중 36개팀, 4,192에서 36으로 추리기 위해, 동네 예선에, 지구 예선에 지역 예선에 싸우고 싸우고 또 싸워서 이긴 팀만이 갑자원의 흙을 밟을 수 있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

프로야구와는 다르게 고교야구는 열정이 넘치고 변수도 훨씬 많이 작용한다. 즉, 약한 팀이 기적적으로 이기는 감동의 드라마가 연출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일본이란 나라가 생각보다 꽤 길어서....

북쪽, 홋카이도는 4월이 되도 눈이 안 녹는 추운 동네가 많다. 운동장에 눈도 안 녹았는데, 야구 연습할 수 있나. 따뜻해 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야외 연습이 가능함으로 홋카이도 야구부 애들은 연습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

반대로 남쪽, 오키나와는 너무 더워서 탈이다. 밖에서 너무 열심히 연습하면 열사병으로 쓰러질 위험성이 많아서 연습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

한국 사람인 내가 모교를 응원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우리나라에 있는 모교는...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로 야구부는 커녕 다른 운동부도 없는 학교였다.), 매년 제일 약해보이는 가능하면 시골팀(? 미안타..다른 좋은 표현이 생각이 안난다.)을 응원한다.

대체로 시골 학교가 불리하다.

마쓰자카가 졸업한 요코하마 고교나 PL 학원, 치벤와카야마 고교 등 유명 야구 명문 고등학교는 중학교 야구 엘리트들을 스카웃하거나 , 강남 7학군처럼 부모들이 알아서 입학시키므로 강하다..시설도 좋다... 고등학생임에도 선수들이 덩치가 좋다...
2007년 여름에 내가 응원했었던 사가기타 고등학교.--;;사가현이면 꽤 시골이다..야구 선수들 덩치도 몸도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작았다.(영양 상태가 안 좋다 이런 수준은 아니고, 다른 유명 학교 야구부원 보다...) 까맣게 탄 얼굴에 애띳 학생 모습이었다. 귀여운 것들...야구부 전용 그라운드 없이 축구부와 공동사용하는 운동장에서 연습해서 고시엔까지 오르고 우승까지 해 버렸다.. 이런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곳이 고시엔이다.
(이 부분은 아다치 미츠루의 H2를 보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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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했다! 사가기타고 야구부원들!

한마디 단어로 우승~이라 쓸 수밖에 없으니 감이 잘 안 잡히는데, 대단히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우승 선수들은 땀과 눈물이 범벅이 된 걸 한 바가지는 마셨을 것이다.
고등학교 야구에서 한 시합이라도 지면, 사요나라 다...짐싸서 집에 가야한다.
그러므로 고시엔에서 우승하는 팀은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그 계절에 펼쳐진 전시합에서 전부 이겼다는 말이 된다.
프로야구처럼 오늘 게임은 승산없다, 내일을 기약하자 이런거 없다. 플레이오프 3전 2선승제 이런거 없다. 단판 승부, 한 번 지면 그 시즌은 안녕, 내년을 기약해야 함으로 필사적으로 하게 된다.

30년만에 고시엔 본선 진출이라든지, 이런 플랫카드 내 걸은 학교를 가끔 볼 수 있다. 그만큼 출전하기 어려운 대회이며, 일단 거기까지 간 것 만으로도 경사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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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얼굴? 아베 전 총리 부부이다. 아베 전 총리는 시모노세키 출신인데, 마침 올해 고시엔에 시모노세키상고가 29년만에 출전하게 되어서 응원하기 위해 직접 고시엔을 찾았다. 지역 유권자에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자신의 지역 고교나 출신 고교가 고시엔에 나가게 되면 유명인들이 많은 지원을 해준다.
(하다 못해 야구부원 전원에 아이스크림을 돌린다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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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만8501명 야구부원이 야구만 생각하고 밥보다 야구하며 3년동안 고시엔 출전을 꿈꾼다. 그중에 프로야구, 세계야구를 밑바탕부터 받쳐주는 재목들이 나오는 것이다.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마쓰이 히데키는 고등학교 시절, 고시엔에서 5타석 연속 고의 볼넷으로 나갈만큼 공포의 타자였다. 고교야구 통산 60홈런을 날렸으며 그중 고시엔에서는 4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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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레드삭스의 마쓰자카 다이스케 선수는 1998년 고시엔에 봄, 여름 출전하여 11시합 던져서 11승, 결승에서 노히트노런에 11삼진을 기록했다. 준준결슴에서는 PL학원을 상대로 17회를 혼자 던졌다. 상대한 타자는 70명...250구 완투 승리...무서븐 넘 덜덜덜...
(마쓰자카의 고시엔 성적표 - 괴물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게 아니다.)
http://img.sanspo.com/mlb/matsuzaka/highschool.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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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자카 다이스케, 1998년 요코하마 고등학교 시절

야구는 그라운드의 9명만 하는 것이 아니다. 9명을 뒤에서 받쳐주는 벤치 멤버들, 응원석에서 응원해 주는 전교 학생들, 치어리더들... 집에서 TV로 응원해 주는 가족, 친지, 동창, 선후배님들... 이들이 감동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 같이 울고 웃을 수 있는 그런 고교야구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일본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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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해주는 친구, 후배, 선배들의 열정이 원기옥이 되어 선수들에게..
http://sankei.jp.msn.com/sports/baseball/080323/bbl0803231635005-n1.htm
http://sankei.jp.msn.com/sports/baseball/080322/bbl0803221538003-n1.htm


우리 모두가 원기옥을 모으면 봉황기, 청룡기에도 힘을 보태 줄 수 있을까요?

덧붙여; 선수 뿐만 아니라 심판도 가끔은 신날 때가 있다. 자기 출신교가 친 홈런인가 보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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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비트손 2008.03.24 22:37 신고

    가끔 일본야구를 볼 경우가 있는데 꽉찬 관중석의 열기가 너무 부럽더라구요. 이런 관심이 야구저변을 넓히는데에도 일조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2. BlogIcon 둠헤머 2008.03.25 01:33 신고

    우리나라도 고교야구가 인기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 인기를 다시 모을수있도록 모든 야구인이 노력해야겠죠..야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한사람으로서 너무도 부러운 일본의 야구저변입니다. 어렸을때 부산 이모댁에 가면 항상 큰 전지를 뒤에 붙인 라디오로 고시엔 중계를 듣던 이모부 생각이 문득 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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